홈업그레이드
column 대표 이미지

[칼럼] 전세·월세집 수리, 집주인과 세입자 중 누가 해야 할까

15년 현장에서 세입자·집주인 양쪽 하자보수 문의를 숱하게 받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임대차 수선 책임의 일반적인 판단 기준과 애매한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법률자문은 아닙니다.

현장에서 15년 넘게 일하다 보면 수리 자체보다 "이거 누가 돈 내야 하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훨씬 많이 받습니다. 보일러가 갑자기 안 돌아갈 때, 화장실 배수가 느려질 때, 전등 하나가 나갈 때마다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에서 곤란한 표정을 짓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이 글은 법률 상담이 아니라,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친 사례를 통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판단 기준을 정리한 것입니다. 실제 분쟁이 있다면 반드시 임대차계약서 문구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하면 전문가(변호사·대한법률구조공단 등)의 정식 자문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기본 원칙 — "본질적 부분"과 "소모품"의 구분

일반적으로 임대인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유지할 의무가 있다고 이야기됩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준으로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 집의 뼈대·설비에 해당하는 것 — 보일러 본체, 배관 노후, 누수, 전기 배선, 창호 노후 등은 대부분의 경우 집주인 쪽 책임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입자가 정상적으로 사용하다가 자연스럽게 고장 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 사용자 부주의·소모품 성격 — 전구 교체, 방충망 파손, 실리콘 코킹 재시공처럼 일상적으로 닳거나 세입자의 사용 과정에서 생긴 손상은 세입자 부담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구분이 칼로 자르듯 명확하지 않다는 게 현장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아래에서 애매한 사례를 따로 다룹니다.

애매한 사례 1 — 보일러·에어컨 고장

보일러가 노후로 인해 자연 고장 났다면 일반적으로 집주인 책임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반면 세입자가 동파 방지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아 한파에 동파된 경우처럼 관리 소홀이 원인으로 명백히 드러나면 세입자 부담으로 다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에어컨도 마찬가지로, 기기 자체 수명이 다한 것과 필터 청소를 오래 안 해서 생긴 고장은 성격이 다르게 취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이 애매하면 수리 기사에게 고장 원인 소견을 문서(사진·소견서)로 남겨두는 것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애매한 사례 2 — 누수·곰팡이

누수는 배관·방수층 등 건물 자체의 문제인 경우가 많아 대체로 집주인 책임 범위로 다뤄집니다. 곰팡이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건물 자체의 결로·방수 문제라면 집주인 쪽, 반면 세입자가 환기를 전혀 하지 않고 가구를 벽에 밀착시켜 두는 등 생활습관이 원인이라면 세입자 쪽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곰팡이가 발견되면 즉시 사진으로 날짜를 남기고 환기 여부와 무관하게 초기에 집주인에게 알리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애매한 사례 3 — 원상복구 범위

계약 종료 시 원상복구 의무를 두고도 다툼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노후(벽지 변색, 바닥 미세 스크래치 등)까지 세입자가 복구할 의무는 없다고 보는 경우가 많은 반면, 못을 과도하게 박아 생긴 구멍이나 반려동물로 인한 바닥 손상처럼 통상 사용 범위를 벗어난 손상은 세입자 부담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주 시 상태를 사진으로 촘촘히 남겨두는 것이 이 부분에서 가장 확실한 대비책입니다.

안전이 걸린 문제는 책임 논쟁보다 신고가 먼저

전기 배선 이상(스파크·타는 냄새), 가스 누출 의심, 심한 누수로 인한 감전·붕괴 위험처럼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은 누구 책임인지 따지기 전에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업체나 관리사무소, 필요시 119·가스안전공사에 먼저 연락하시길 권합니다. 이런 항목은 셀프 조치나 임시 방편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책임 소재는 안전이 확보된 뒤에 따져도 늦지 않습니다.

분쟁을 줄이는 현장의 팁

  • 입주 시점에 하자 부분을 사진·영상으로 기록하고 집주인과 공유해 두세요.
  •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구두보다 문자·카카오톡 등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먼저 알리세요.
  • 수리 기사를 부를 때는 고장 원인에 대한 소견을 한 줄이라도 받아두면 나중에 근거가 됩니다.
  • 계약서에 수선 범위가 특약으로 명시돼 있다면 그 특약이 우선 적용되는 경우가 많으니, 다른 무엇보다 계약서 문구를 먼저 확인하세요.

이 글은 15년간 현장에서 본 사례를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안내이며,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금액이 크거나 분쟁이 이어지는 경우에는 반드시 대한법률구조공단,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등 공적 상담 창구나 변호사의 정식 자문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전세 수리 책임월세 하자보수임대차 수선의무집주인 세입자 수리보일러 고장 책임원상복구 범위